내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올해 1월 2일부터였다.
작년에 감사 다이어리를 선물 받았기 때문이다.
만약 다이어리를 선물받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아직까지 일기를 쓰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튼 처음에는 다이어리의 목적에 맞게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회상하며 아침마다 감사한 일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렇게 한달 가까이 써 내려간 글을 다시 읽어보니 그 글들은 나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뭔가 쓰는 방법을 달리해야 될 것 같아 유튜브에서 '아침일기 쓰는 법'에 대해서 찾아보고 여러 영상을 봤지만 나에게 딱 맞는 영상을 찾지 못해서 과거에 읽었던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참고해 쓰는 방법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어제 있었던 일 중 감사한 일을 쓰는 것에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지, 나의 계획과 목표, 상념, 추구하는 가치 등을 쓰는 것으로 바꾸었고, 3달 가까이 이런 내용들로 매일 10줄에서 15줄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아직 아침일기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 결핍이 있다.
뭔가 더 좋은 쓰기 방법이 있을 것 같은 것이다.
내가 아침일기를 쓰면서도 이처럼 불안을 갖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일기 쓰면서 겪게 된 변화와 경험을 이야기하며 추천하는데, 나는 아직까지 그들이 말하는 변화를 몸소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아침일기 쓰기는 계속하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이번에 시도하는 방법이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쓰기>이다.
그 동안 줄곧 생각해 온 블로그에 일기 쓰기의 단점은 공개성이었다.
나의 생각, 사생활들을 타인에게 노출하는 것이 꺼려졌기 때문이다. 워낙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기질이라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과거 미니홈피 시절에도 나는 비공개 일기만 썼었다.)
이번엔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블로그에 일기쓰기의 장점부터 생각해보기로 한 것이다.
1. 나는 최근에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고 블로그의 노출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꾸준한 업로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매일 종이에 쓰던 일기를 매체만 바꿔 블로그에 쓰게 되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블로그의 성장에 일조하게 된다.
2. <역행자>의 저자 자청은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가 가장 핵심적인 성공 조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평소 독서는 꾸준히 하는 편이니 공개적으로 일기를 쓴다면 글쓰기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3. 블로그라는 매체는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보기 쉽게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상기해야 될 것, 수정해야 될 것, 더 추가하면 좋을 것들을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기에 나의 성장에 좋은 기록물들이 될 것이다.
4. 나는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기질이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영향도 많이 받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대인관계가 좋은 편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의 영향까지 받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나는 타인의 영향은 모두 나쁜 질의 영향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글을 읽기 위해 이 블로그를 방문해주는 이들은 나와 결이 비슷하거나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젊을 때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 나의 기준을 갖게 되었고, 나를 모르는 타인에게 큰 영향을 받던 내가 아닌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공개적으로 일기를 쓰는 것이 증발하기 쉬운 텍스트를 나에게 좀 더 가치있는 글을 쓰게 할 것이라는 판단에 <블로그에 일기쓰기>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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