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어느 날 우연히 서평지도사 3급 과정을 신청하게 됐다.
올해 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었기에 눈길이 갔고,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에서 대면 수업을 한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수업시간도 2시간씩 8회차로 모든 것이 나에겐 안성맞춤이었다.
그렇게 나는 4월 3일부터 서평지도사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첫 수업을 받은 날의 느낌이 또렷하게 기억난다.
우선 선생님의 에너지가 대단하다.
악어 방연주.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소망인 사람.
같이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에너지 또한 대단하다.
대부분 작년, 재작년 같은 곳에서 수업을 들으셨던 분들이었고 현재 책 수업을 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수업에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 긍정적인 자세, 꿈에 대한 열의, 배려하는 모습 등 배울 점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난 어느정도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겠는데? 하는 마음과 숨어있던 의욕이 생겨나는 이중적인 감정들이 퐁퐁퐁 생겼던 날이었다.
6월 12일엔 서평지도사3급 수료일임과 동시에 수강생들의 수업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7회차시 수업 이후 3주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언제나 그렇듯 손놓고 있다가 이틀 전에 수업발표 준비를 시작했다.
마감일이 다가왔을 때(똥줄 탔을 때) 생겨나는 집중력과 생산성에 나는 매번 놀란다.
초등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서평 수업을 하는 것이 과제였다.
나는 고민 끝에 재밌어 할 만한 그림책을 선정하여 서평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좋은 그림책이 많기에 선정부터 애를 먹었다.
두근두근 편의점, 다다다 다른 별 학교, 이게 정말 나일까?, 점, 어떤 학교가 좋아? 등등등
첫째와 둘째가 꾸준히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인 <다다다 다른 별 학교>로 선정했다.
우리는 누구나 다르고 독특한 존재라는 걸 이야기하는 책 속의 메시지를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럼 수업을 어떤 순서로 진행하는 게 좋을까?
수업 경험이 없는 나는 첫째 아이를 생각하며 서평을 어떻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지를 고민해 보았다.
서평은 책에 대한 감상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그 책을 설명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글인데,
이걸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고민, 고민, 고민...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는 방법으로 서평을 설명해 보기로 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수업의 흐름을 머릿 속에 그려보고, 침대에 누워서도 슬라이드와 발표 내용을 연습했다.
수업 당일, 나는 선생님과 같이 수업을 듣는 동료들을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 생각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떨렸고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업을 했다고 생각했고 동료들의 투표 결과 2등을 할 수 있었다.
수업을 받는 동안 오랜만에 내 속의 열정을 느꼈고, 함께 수업을 듣는 선생님들을 알게 되는 큰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수업이 마무리 된 후 2주마다 만나서 배움을 지속하기로 했다.
만남 장소를 제공해 주신다는 방연주 선생님,
대단한 리더쉽으로 우리의 모임을 이끌어 줄 한수진 선생님,
성실, 열의, 긍정, 배려를 골고루 가지고 있는 다른 선생님들과 배움을 지속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같이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서평지도사 3급 과정
잊지 못할 시간
좋은 영향을 받은 만큼 기여하는 삶에 대해 더 깊고 가깝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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