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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추천/북리뷰 [슬픔의 방문 / 장일호]

슬픔의 방문 / 장일호 / 에세이 / 낮은산 / 2022

 

슬픔의 방문 / 장일호 / 에세이 / 낮은산 / 2022

아프고 다친 채로도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꿈꾸며
“패배자”들을 향해 뛰는 심장으로 써 내려간 뜨거운 글

 

 

수원의 한 작은 책방을 팔로우하고 있다.

그 책방은 뭐랄까, 내가 가지고 싶어하는 공간과 많이 닮아있다.

거리 상 그 책방을 가본 적도없고, 당연하게도 책방지기를 본 적도 없지만

나는 그(그녀)를 좋아하고 있다.

한 달 전 그 책방에서 장일호 작가의 북토크가 있었다.

어떤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그 책방과 이 북토크의 조합은 나를 강력하게 끌어당겼다.

어떤 책은 이렇듯 우연히 다가온다.

그렇게 나는 장일호 작가의 [슬픔의 방문]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자살 유가족이자 성폭력 생존자이며 암 환자인 작가는 가난 속에서 성장했다.

작가의 삶에는 항상 슬픔이 가까이에 있었다.

아프고 다친 채로도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원한 작가는 본인 먼저 용기를 냈다.

상처와 폭력 뒤에 숨지 않고 고통 속에서도 가능성을 찾고 또 소리 내어 말했다.

장일호 같은 사람이 있기에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나도 진정한 어른으로 세상의 변화에 한 몫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강요하지 않았는데, 나는 설득 당하고 만 셈이다.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

 

 

살아있을 때 장례식을 열고 싶다는 작가의 말이 책장을 덮은 후에도 마음에 한 동안 남아 있었다.

곁에 있어 준 사람들에게 '당신들 덕분에 살아서 좋았다고'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싶다고.

정말이지 멋진 생각 같았다.

 

 

슬픔의 방문 / 장일호 / 에세이 / 낮은산 / 2022

 

 

어머니는 농담으로 나를 키웠다. (.....)
어머니가 내게 물려준 가장 큰 유산은 자신을 연민하지 않는 법이었다.
어머니는 내게 미안해하지도, 나를 가여워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가 고마웠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정말로 물어오는 것은 자신의 안부라는 것을.
어머니와 나는 구원도 이해도 아니나 입석표처럼 당당한 관계였다.
_ p.21 [김애란, <달려라, 아비>, 창비, 2005 인용]

 

내가 원하는 게 가난을 이해하고 싶은 게 아니라 벗어나고 싶은 것이었음을 그제야 알았다.
새로운 세계에 좌불안석하면서도 나는 안도했다. _ P.69

 

사람들은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질수록, 더 많은 정치 미디어를 소비할수록,
상대 당에 대해 더 많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_중략....
'사실'은 때로 고통스러워서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에 더 마음이 기울곤 한다.
미디어가 이를 놓칠 리 없다. 그것이 시청률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양극화된 미디어는 공통점을 강조하지 않고 차이를 무기화한다.
상대편의 좋은 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최악을 보여주며 협박한다." _ p.167

 

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 '우리'의 문제라는 걸 확인하는 경험은 언제나 든든하고 유쾌하다.
_ p.221

 

선배들은 선배가 베푼 것은 선배에게 갚으려 하지 말고 후배에게 갚으라고 당부하곤 했다.
나는 선배들을 통해 마음은 정확하게 셈해 갚는 게 아니라 흐르는 것임을 배웠다.
고마워하되 미안해하지 않고,
받은 마음을 아직 서툰 타인을 위해 내어 주는 법도 함께 익혔다. _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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